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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산보 중에 만난 정겨운 메주, 삶은 `기다림`이라 말하네!

滋雨林_자우림 2007. 1. 18. 16:32
산보 중에 만난 정겨운 메주, 삶은 '기다림'이라 말하네!

지지난주 롯데의 골프장 개발로 위태위태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,
눈 덮힌 계양산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. 장멩이 고개에서 산 절개면을 따라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올라 인천시내를 내려다보고, 북부 능선을 타고 목상동 솔밭(롯데 골프장 중심부)에 들렀다가 롯데의 그칠지 모르는 탐욕으로 나무들이 짤려나간 예정부지를 지나 인근 군부대 옆 오솔길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.

눈 덮힌 깊은 산 속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인근 주민의 집을 지나치는데 눈에 띄는게 있었습니다.
슬레이트 지붕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창고에 투박하게 난 창문에 내걸린 메주였습니다.

아마 예전에는 축사로 사용했을 법하다



어렸을 적 저희 집에서도 겨울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. 할머니와 어머니가 가마솥에 푹 삶은 콩을 돌절구에 찧어서는 네모 반듯하게 이쁘게 메주를 만들어 굳힌 다음 새끼줄에 꿰어 처마밑에 내걸어 놓곤 했었습니다. 그 정겨운 풍경을 깊은 산 속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.

콩을 쑤어 메주를 만들면서 살아고 싶다!



가까이 다가가 메주가 잘 말랐는지 만져보고 싶었지만 철망에 가로막혀 멀리서만 바라봐야 했습니다.
여하튼 반갑기 그지 없는 메주를 바라보다 보니, 메주는 제게 이런 말을 건네주었습니다.

'여보게 어딜 그렇게 급히 달려가나? 겨울동안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내가 잘 마르거든. 곰팡이도 피고 말야. 그러면 나중에 간장도 된장도 담글 수 있는 아주 좋은 메주가 된단 말이지. 삶이란 '기다림'이야! 좀 천천히 여유를 가져보라구!'라고요.

좋은 장을 담그려면 좋은 메주가 되길 기다려야 한다


출처 : 어머니 지구를 지켜라! Save the Earth!
글쓴이 : 리장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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